
1.
오늘 아침, 넷북을 샀다.

넷북을 본 같은 사무실의 T가 말했다(T는 요새 운동을 하며, 열심히 몸을 만드는 중이다).
T : 오, 예쁘다. 부럽다. 들고다니면 멋질 것 같아!
나 : 하지만 넌 맥북 에어를 쓰고 있잖아!
T : 하지만 난 들고다닐 수 없는 걸. 뱃살을 빼기 전까지는.
나 : 왜? 맥이랑 배랑 무슨 상관이야?
T : 날렵하고 멋진 남자가 맥북 에어를 쓰면 폼나는 아이템이지만, 배나온 사람이 맥북을 쓰면 오타쿠로 보이거든.
2.
어제는 검은호수님, 오늘은 우주정복자를 만났다.
올해 만우절(정말 정확히 4월 1일)부터 접하기 시작한 嵐는 내 인생 최장 팬질(무려 8개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와중의 소득은 검은호수님과 우주정복자에게 전파한 것. 간단한 이윤데, 같이 수다떨 거리가 생겨서 좋다.
아무튼 어제 만난 검은호수님(초딩+천재 취향, 전 담당은 TVXQ의 X군)은 최근 빠진 이 영상을 보여주었다.
늪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이돌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영상'
귀여운 척의 신기원을 달리는데, 그다지 어색하지 않고 어울린다는 것이 포인트.
생각하는 것을 글로 풀어내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것이 다만 일기장에 넣고 자물쇠에 채워, 나 자신밖에 볼 수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글은 생각이나 말과 달리 휘발되지 않고 남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내 의도나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몇 마디 단어 선택이나 어미 정도. 혹은 그 맥락이나.
이모티콘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은 그런 이유였다. 타인에게 적의가 없다거나 이 글이 농담이라는 뉘앙스를 띄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내가 책임질 부분이 줄어든다는 의미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한다. 몇 년 전 내가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것처럼 '무지를 위장하지 않겠다'는 맥락에서다. 어쨌든 지금 하는 일도 글로 소통하는 부분이 많고,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형태로 살아도 문장과 떨어져서 살거나 생각할 수 없다. 여전히 생각한 것을 글로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쓴다. 그 과정에서 불분명한 이미지와 추상들로 차 있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내 지점을 기록할 수 있어서라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뭔 소리를 하는지 당최 이해하기 어려운 블로그를 지속하고, 계속 긴 글을 풀어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나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최소한 내 블로그를 링크하거나 즐겨찾기하거나 가끔 들어오는 사람들 중 몇에게는 이 글이 전달되리라고 믿는다. 모든 사람과의 소통은 꿈꾸지 않는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어릴 때도 알았다. 다만, 삶의 어느 지점이 비슷하거나 욕망의 맨 얼굴을 말끄러미 들여다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내 글 중 어떤 문장이 닿으리라고 믿는다. 종교와도 비슷한 믿음- 그냥 막연한 마음이지만, 그래도 닿았으면 좋겠다.
상상한 적은 없다. 어떤 기분으로 이 글을 읽고, 내 블로그를 읽으며, 내가 쓴 다른 글을 읽을까? 그걸 쉽게 상상하거나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있을만한 사람이라면 나는 글을 쓰지 않았을 것 같다. 글을 쓰는 것은 나에게는 숨쉬는 것과 같지만, 타인에게도 그렇지는 않을 테니까. 이해하지 못하기에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고, 미진하기에 되풀이해 쓰는 것이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확실히 체화하지 못해서다. 여전히 나는 넘어지고 엎어지고 구르고, 때로는 그냥 내가 다 나쁜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가끔은 타인이 우습기도 하고, 타인의 눈에 내가 우스워보이리라는 생각도 한다. 바쁘게 산다. 별일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딱히 이런 일이 있다고 말하기도 뭣한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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