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야. 싶어도 어떻게 잡아 당기면 주욱 늘어나는 고무줄이 있다. 얼핏 보기에는 그냥저냥, 고무줄이지만 이게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난다. 손가락에 감기 시작하면 피가 통하지 않아 결국 잘라내야 할 듯 새파랗게 질리게 만들고, 누군가를 움직이지 못하게 꽁꽁 감쌀 수도 있다. 언젠가 툭 끊어질 것 같아 전전긍긍하며 잡아당기지만, 그래도 이상 없이 주욱 주욱 늘어나는 고무줄.
물론 늘어나는 대로 늘어난다고 기를 쓰고 잡아당기는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 놓았을 때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려면 그 탄성을 잃지 않을 정도로만 당겨야 하거든. 요는, 적당히 하는 게 좋다는 거지.
그리고 고무줄의 끝을 잡은 사람, 내가 잡은 쪽의 반대편 끝을 잡은 사람을 주시해야 한다. 그 사람이 줄을 놓았을 때 나만 쥐고 있으면 아프니까. 그 정도 따끔함이야 웃어 넘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르겠지만.
그건 결국 그냥 줄일 뿐이다. 끊어지거나 쥔 손이 새빨갛게 부을 만큼 세게 부딪혀 봐야, 그냥 줄일 뿐. 보통 사람들이 두려워 하는 것은 줄에 맞았을 때의, 딱 그만큼의 아픔이 아니라 내가 상상하는 이미지다. 아, 이렇게 아플거야, 이만큼, 아니면 이만큼 더 아플거야...와 같은. 상상은 실제보다 거대하고, 통증을 생각하는 시간이 길수록 사람은 겁을 먹기 마련이다.
그건 그냥 고무줄일 뿐인데도.
태그 :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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